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협력사 대금 지급 속도가 회사별로 크게 엇갈렸다. 중흥토건, IPARK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 상위권은 하도급대금 대부분을 15일 안에 지급했지만 KCC건설, HL D&I, 코오롱글로벌 등 하위권은 그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끼리도 지급 속도가 달랐고, 20개사 가운데 11곳은 법정 지급 기한인 60일을 넘겨 지급한 금액이 있었다.

 

더밸류뉴스가 대기업집단 소속 건설사 20곳의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를 분석한 결과, 중흥토건은 상반기 하도급대금 3205억1935만원 가운데 99.05%를 15일 안에 지급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IPARK현대산업개발(98.72%), 호반건설(97.91%), 현대건설(95.94%), 롯데건설(95.60%) 순이었다.

 

15일 이내 지급 비율은 원사업자가 협력사(수급사업자)로부터 목적물을 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지급한 하도급대금의 비중이다. 이번 순위는 각사가 공시한 올해 1~6월 지급 금액을 바탕으로 비율을 다시 계산했다.

 

[데이터 줌인] 중흥토건·IPARK현대산업개발, 협력사 대금 가장 빨리 준 건설사 1·2위2026 상반기 건설사 하도급대금 15일 이내 지급 비율 순위 [자료=더밸류뉴스]

◆ 중흥토건·IPARK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 15일 안에 98~99% 지급

 

1위 중흥토건은 상반기 하도급대금 3205억1935만원 가운데 3174억6003만원을 15일 안에 지급했다. 나머지도 모두 30일 안에 지급해 30일 이내 지급 비율이 100%였다. 2위 IPARK현대산업개발도 7499억6868만원 가운데 98.72%를 15일 안에, 전액을 30일 안에 지급했다.

 

3위 호반건설은 2553억186만원 가운데 97.91%를 15일 안에 지급했다. 상위 3사 모두 법정 기한인 60일을 넘긴 지급액은 없었다.

 

지급 규모가 큰 대형사도 상위권에 올랐다. 조사 대상 가운데 지급액이 가장 많은 현대건설은 1조9359억4152만원 가운데 95.94%를, 롯데건설은 1조6593억2650만원 가운데 95.60%를 15일 안에 지급했다. GS건설(94.63%)과 같은 지에스 계열 자이씨앤에이(93.58%)도 90%를 넘었다.

 

중흥그룹 계열사 전반의 지급 속도가 빨랐다. 그룹의 중흥건설은 상반기 하도급대금 554억4106만원 가운데 99.38%를 15일 안에, 전액을 30일 안에 지급했다. 표 기준 1위에 해당하지만, 지급액이 조사 대상 기준에 못 미쳐 순위에는 들지 않았다. 같은 그룹 대우건설은 82.52%로 10위에 올랐다.

 

◆ KCC건설·HL D&I·코오롱글로벌, 15일 내 지급 10% 미만

 

하위권에서는 KCC건설(5.13%), HL D&I(6.00%), 코오롱글로벌(7.09%), 비에스한양(8.59%)의 15일 이내 지급 비율이 10%를 밑돌았다. KCC건설은 상반기 하도급대금 4660억3328만원 가운데 239억904만원만 15일 안에 지급했다.

 

다만 하위권도 지급 구조는 달랐다. KCC건설은 30일 이내 지급 비율이 85.38%, HL D&I는 67.55%로 대금 상당 부분을 15~30일 사이에 지급했다. 반면 코오롱글로벌은 30일 이내 지급 비율이 25.67%, 쌍용건설은 21.14%에 그쳐 대금 대부분을 30~60일 사이에 지급했다.

 

대광건영(14.16%)과 쌍용건설(16.12%)도 15일 이내 지급 비율이 20%를 넘지 못했다. 20개사 전체의 15일 이내 지급 비율은 73.25%, 30일 이내 지급 비율은 88.02%였다.

 

14위 디엘건설(31.92%)은 같은 DL그룹의 DL이앤씨(86.72%)와 차이가 컸다. 30일 이내 지급 비율도 DL이앤씨는 95.41%, 디엘건설은 62.83%였다.

 

◆ 20개사 중 11곳, 법정 기한 60일 넘겨 지급

 

[데이터 줌인] 중흥토건·IPARK현대산업개발, 협력사 대금 가장 빨리 준 건설사 1·2위건설 현장, 넘어가는 달력, 그리고 대금 봉투.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목적물을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기한을 넘기면 지연이자를 붙이도록 한다. 조사 대상 20개사 가운데 11곳에서 60일을 넘겨 지급한 금액이 있었고, 합계는 74억5580만원이었다.

 

60일 초과 지급액은 코오롱글로벌이 22억14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디엘건설 12억2326만원, 비에스한양 11억9370만원, 대우건설 7억9783만원, GS건설 7억400만원 순이었다. 코오롱글로벌, 디엘건설, 대우건설 등은 공시에서 60일 초과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60일 초과 지급액 2억2128만원이 협력사의 하도급 채권 가압류 등에 따른 금액으로, 가압류가 풀린 뒤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을 건설사 107곳 전체로 넓히면 60일 초과 지급액은 346억370만원이다. 이랜드건설이 97억378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지급액 대비 비중도 14.67%로 높았다. 대방건설(42억4622만원)과 태영건설(36억5194만원)이 뒤를 이었다. 대방건설은 공시에서 60일 초과 지급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5일 넘겨도 위법 아냐…결제수단·업종 분류도 함께 봐야

 

15일 이내 지급 비율은 협력사가 대금을 얼마나 빨리 받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지만, 15일을 넘겨 지급했다고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하도급법상 지급 기한은 60일이다.

 

지급 속도와 결제수단도 함께 살펴야 한다. 두산건설은 15일 이내 지급 비율이 86.95%였지만 현금·상생결제 비중인 현금결제비율은 18.82%였다. 에스케이에코플랜트도 현금결제비율이 46.78%였다. 두 회사의 현금성결제비율은 각각 94.57%, 100%다.

 

이번 집계는 각사 공시 금액을 그대로 쓴 결과다. KCC건설은 공시에서 지급 금액과 별도로 채권채무 상계 금액 22억772만원이 있다고 밝혔다. 비에스한양은 60일째 되는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어서 다음 날 지급한 경우를 60일에 지급한 것으로 계산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