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로 K푸드 세계화를 이끈 CJ제일제당이 이번엔 ‘햇반’을 통해 성공 신화를 이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까지 햇반의 국내외 연매출을 1조5000억원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햇반 브랜드 매출 1조1800억원에서 3년 만에 약 27% 성장해야 하는 규모다. 앞서 '비비고 만두'를 미국 주류 유통시장에서 성공시킨 경험을 즉석밥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전략이다. 


다만 국내 식품사업의 부진과 백미 즉석밥 시장의 성장 정체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외 판로를 넓히는 동시에 국내에서 잡곡·건강식 제품으로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햇반 출시 30년, 누적 매출 10조원 눈앞… 연매출 1조5000억원 목표


‘비비고’ 성공 신화  CJ제일제당 ... 이번엔  햇반  연매출 1.5조 도전1996년 12월 햇반 첫 출시 당시 광고.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1996년 12월 국내 최초 무균포장 즉석밥 ‘햇반’을 출시했다. 당시에는 '밥을 돈 주고 사 먹는다'는 게 낯설었지만 1·2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식 수요가 확대되며 일상적인 식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누적 매출은 약 10조원에 이를 전망이고 누적 판매량은 68억개를 넘어섰다. 국내 즉석밥 시장점유율도 60%를 웃돈다.


지난해 햇반의 국내외 합산 브랜드 매출은 소비자가 환산 기준 1조1800억원이었다. 해외에서 비비고 브랜드로 판매하는 즉석밥도 포함한 수치다. 2023년 1조800억원, 2024년 1조1400억원에서 꾸준히 늘었다. 다만 2028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3년간 연평균 약 8.3% 성장해야 한다. 최근 2년간 연평균 성장률 약 4.5%보다 성장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다행히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험이 있다. 비비고 만두로 북미 소비자 대상(B2C) 냉동만두 시장에서 약 41%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올해 2분기 미주 만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 늘었다. 한식을 현지 일상식으로 만든 경험이 햇반의 해외 확장에도 활용될 수 있다.


◆ 미주 햇반 매출 49%↑… 해외 비중 2028년 25%로


햇반의 핵심 시장은 미국이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비비고를 통해 미국 가공밥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미국·캐나다·호주·멕시코 등 60여개국에 즉석밥을 판매한다. 최근 5년간 햇반 해외 매출은 연평균 약 30% 늘었고, 올해 2분기 미주 지역 햇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했다.


전체 햇반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확대됐다. CJ제일제당은 2028년 약 25%로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과 해외 비중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해외 매출은 약 1770억원, 2028년 목표 매출의 25%는 약 3750억원이다. 해외에서만 3년 사이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


‘비비고’ 성공 신화  CJ제일제당 ... 이번엔  햇반  연매출 1.5조 도전지난 9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햇반 백미’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현지에서 '비비고 스티키 화이트 라이스'를 통해 한국식 찰진 밥을 알리고 있다. 밥알이 쉽게 흩어지는 장립종 쌀에 익숙한 미국 소비자에게 다른 식감과 간편한 조리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치킨·스테이크의 곁들임 음식이나 부리토·라이스볼 재료로 활용하는 등 현지 식단에 맞춘 메뉴도 제시하고 있다.


◆ 국내 식품 매출 감소·햇반 성장 둔화… 잡곡밥으로 돌파구


국내에서는 성장 속도가 과제다.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2024년 5조7716억원에서 지난해 5조5974억원으로 3% 줄었다. 올해 2분기에는 1조33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했지만 해외 식품사업의 같은 기간 성장률인 10.1%에는 미치지 못했다.


햇반 국내 매출이 감소했다기 보단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국내 백미 즉석밥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공개된 브랜드 매출과 해외 비중으로 역산한 국내 햇반 매출은 2023년 9504억원, 2024년 9918억원, 지난해 1조30억원이다. 증가율은 4.4%에서 1.1%로 낮아졌다.


백미와 달리 잡곡밥은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잡곡밥에서 새로운 구매층을 찾고 있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즉석밥 시장은 5% 성장했다. 이 중 백미밥은 3% 늘어난 데 그쳤지만 잡곡밥은 13% 성장했다. 국내 햇반 즉석밥 사업에서 잡곡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으로 확대됐다.


‘비비고’ 성공 신화  CJ제일제당 ... 이번엔  햇반  연매출 1.5조 도전110g 미니 햇반, 파로통곡물밥, 렌틸콩현미밥. [사진=CJ제일제당]

이에 CJ제일제당은 110g 용량의 미니 햇반과 파로통곡물밥·렌틸콩현미밥 등 제품군을 넓히고, 다음달 식물성 단백질을 강화한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출시할 예정이다. 식단 관리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부터 잡곡밥을 선호하는 중장년층까지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건강식 제품의 판매 확대가 기존 백미밥 수요의 이동에 그치지 않고 추가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내의 성장 둔화를 잡곡·영양식으로 보완하고 해외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해야 '햇반 1조5000억원' 목표에도 가까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