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인상한 이후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기 위한 결정이다. 다만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 만장일치  동결 …숨 고르기에도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서울시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사. [사진=더밸류뉴스]

◆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 만장일치 동결…두 차례 인상 효과 점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인상할 당시 황건일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 만장일치  동결 …숨 고르기에도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물가도 3% 안팎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앞선 두 차례 인상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모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의 순상환으로 감소 전환했지만 주택관련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수도권 주택가격의 오름세도 다시 확대됐다.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통화정책방향문의 변화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인상 당시 강조했던 '선제적 대응' 대신 이번에는 '두 차례 인상의 파급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연속 인상으로 물가 상승에 대응한 만큼 추가 경제지표를 확인하며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이번 동결이 금리 인상 중단보다는 일시적인 속도 조절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지난해 2.50%까지 내렸던 기준금리, 올해 3.00%로 반등…성장률 전망도 상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해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2023년 1월 3.50%까지 올라간 기준금리는 2024년 10월 3.25%로 인하되면서 완화 국면에 진입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3.00%로 추가 인하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 만장일치  동결 …숨 고르기에도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한국 및 미국 정책금리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지난해에도 금리 인하는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기준금리를 2.75%로 내린 데 이어 5월에는 2.50%까지 낮췄다.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기 회복과 물가 흐름을 지켜봤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통화정책 방향이 바뀌었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27일에는 3.00%로 추가 인상했다. 두 달 연속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저점보다 0.50%포인트 높아졌다.


금리 인상 전환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2.6%에서 8월 3.3%로 0.7%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같은 기간 2.1%에서 2.9%로 0.8%포인트 높였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수출과 투자 증가, 소비 회복세 확대 등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성장률 전망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까지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3.3%, 2.9%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새로운 성장률 전망치를 구체적인 수치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물가 전망 역시 상향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2.7%, 2.5%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에는 각각 기존 전망치인 2.3%, 2.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지난해와 달리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 증권가,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최종금리 3.25~3.50% 전망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긴축 종료보다는 일시적인 속도 조절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7월과 8월 연속 인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경제성장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당폭 높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리 인상 필요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소비 회복세까지 확대되면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오는 11월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나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1월과 내년 2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최종 3.5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KB증권은 11월 한 차례 추가 인상한 뒤 3.25% 수준에서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 차이는 향후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흐름에 대한 판단에서 비롯된다. 성장률 상향 조정과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추가 긴축의 근거로 작용하는 반면, 최근 주식시장 약세와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인상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추가 인상 가능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최종 금리 수준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리는 셈이다.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는 성장률과 물가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두 차례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기 개선세가 지속되는지,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확대되는지가 추가 인상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10월 소비자물가 흐름이 11월 금통위의 주요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