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레이더] 현대건설·GS건설, SMR 협력·모듈러 표준화로 미래 건설 경쟁력 강화
건설사들이 차세대 건설 기술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와 협력을 확대하며 원전 설계 초기 단계부터 건설 기술을 반영해 향후 시공사업 참여 기반을 마련한다. GS건설은 스틸 모듈러 표준평면 20종을 개발하고 건설정보모델링(BIM)을 활용한 공사비 산정 체계를 구축해 사업 초기 검토의 효율성을 높인다.
◆ 현대건설, 미국 차세대 SMR 건설 파트너 입지 넓힌다
이한우(왼쪽)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포괄적 기본 계약 체결식에서 조지 말론 FANCO 원자력 프로그램 총책임자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대표이사 이한우)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퍼스트 아메리칸 뉴클리어(FANCO)와 포괄적 기본 계약(MSA)을 체결했다. FANCO는 미국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기업으로, 액체 납과 비스무트 합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액체금속 고속원자로 ‘EAGL-1’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지난 7월 체결한 EAGL-1 프로젝트 관련 기본 협약을 구체적인 사업 협력 단계로 확대한 것이다.
FANCO가 개발 중인 EAGL-1은 원자로 1기당 약 240메가와트(MWe)의 전력을 생산하는 SMR이다. 여러 원자로를 하나의 단지에 배치하는 모듈형 구조를 적용해 전력 사용량에 따라 발전 규모를 늘릴 수 있다. 기존 전력설비로 초기 수요를 충당하고 이후 원자력 발전으로 전환하는 ‘브리지 파워’ 솔루션도 갖췄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FANCO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규제 협의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상용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FANCO는 EAGL-1 원자로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현대건설은 건설 분야의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현대건설은 원전 설계 단계부터 시공 가능성을 검토하고 설계·엔지니어링 자문과 건설 기술 관련 의견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반영해 향후 원전 건설사업 참여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사의 계약 기간은 5년으로, 상호 합의하면 연장할 수 있다.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수행 기간 등은 개별 과업 지시서를 통해 정한다.
◆ GS건설, 스틸 모듈러 표준화로 사업성 검토 속도 높인다
GS건설이 개발한 아파트형 스틸 모듈러 평면도. [사진=GS건설]
GS건설(대표이사 허윤홍)이 스틸 모듈러 표준평면 20종을 개발하고 이를 BIM(건설정보모델링) 기반 공사비 산정과 연계해 사업성 검토를 지원한다. 스틸 모듈러는 건축물의 주요 구조물과 마감재를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으로, 공사 기간을 줄이고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사업 초기에는 모듈러 특성을 고려한 설계와 비용 산출이 필요해 사업성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GS건설은 이번 표준평면 개발을 통해 초기 설계와 견적 검토에 드는 시간과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표준평면 20종은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기숙사 등 다양한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공간 활용도와 거주 편의성을 높인 소형 평면을 중심으로 설계했고 호텔은 비즈니스형부터 고급 객실과 레지던스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주택과 군 숙소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모듈 규격을 통일하면서도 여러 형태로 조합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건물의 계단과 엘리베이터 공간을 중심으로 모듈을 배치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기존보다 베이(Bay) 구성을 다양화해 실내 개방감도 높였다.
GS건설은 표준평면을 BIM 모델과 연결해 설계별 예상 공사비를 빠르게 산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고객은 별도의 초기 설계 작업 없이 평면과 건물 배치, 공사비를 비교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스틸 모듈러 표준평면 포털’도 구축해 평면도와 3D 모델, 실내 투시도 등을 제공한다. 향후 표준평면의 디자인 등록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LH와 협력해 65㎡·75㎡ 규모의 중대형 주거평면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