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이 AI 에이전트를 직무별 팀으로 꾸려 운영하는 플랫폼 '노마디안'을 국내보다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다. 12월 북미 베타를 거쳐 내년 3월 글로벌 출시에 나서고, 현지 1인 사업자와 소기업을 첫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질의응답에서는 2028년 유료 고객 50만명, 매출 2000억원이라는 목표가 나왔고, 월 40달러 요금으로 토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와 해외 사업 역량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현장]  월 40달러 AI 팀 , 미국부터 공략…한컴 노마디안의 승부수김연수 한컴 대표이사가 29일 성남시 한컴타워에서 노마디안의 개발 현황과 미국 진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한컴(대표이사 김연수 변성준)은 29일 경기 성남시 판교 한컴타워 사내 카페에서 '노마디안 데이'를 열고 노마디안의 개발 현황과 미국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김연수 대표가 직접 발표에 나섰고, 질의응답에는 김 대표와 정지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함께했다.


◆ ‘AI 비서' 대신 ‘AI 팀'…3D 사무실서 일하는 에이전트


[현장]  월 40달러 AI 팀 , 미국부터 공략…한컴 노마디안의 승부수29일 '노마디안 데이'에서 공개된 노마디안 예시 화면. 팀 리더 '아라'가 투자 미팅 발표 자료 요청을 받아 숫자·시장 조사·구성을 팀원들에게 나눠 맡기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노마디안은 AI 에이전트를 직무별 팀으로 묶어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3D로 구현한 사무실에 에이전트가 캐릭터로 배치되고, 팀 리더 '아라'가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팀원에게 일을 나눈다. 기본 제공 팀원은 12종이며, 사용자가 쓰는 업무 도구를 MCP나 API로 연결해 필요한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외부 서비스 연동은 70~100개를 목표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메타(CEO 마크 저커버그)의 '뮤즈'나 세일즈포스(CEO 마크 베니오프)의 '에이전트포스'가 에이전트를 고용하고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면, 노마디안은 경영자 입장에서 팀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어떤 업무를 직접 승인할지는 사용자가 정하고, 매일 반복되는 업무는 워크플로로 저장해 자동으로 돌린다. 결과물은 웹페이지·영상·문서 등 바로 쓸 수 있는 형태로 받는다.


3D 사무실을 택한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려고 시작했는데, 기획하다 보니 에이전트가 일을 하는지, 지적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눈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시연 영상에서는 다른 에이전트들이 일하는 사이 이어폰을 끼고 노는 캐릭터도 등장했다. 정 CTO는 기존 서비스에서는 뒤에서 돌아가는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하는지 챗봇 창이나 보고서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에이전트는 쓸수록 사용자에게 맞춰 레벨 1에서 6까지 성장한다. 레벨 3부터는 경영자의 일하는 방식을 익혀 놓친 부분을 먼저 제안한다. 김 대표는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르지만 매일 쓴다면 레벨 3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봤다. 정 CTO에 따르면 노마디안 관련 특허는 에이전트 움직임을 시각화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8건이 출원됐다.


◆ 시애틀서 첫선, 12월 베타…북미 1인 사업자·소기업 521만곳 겨냥


노마디안의 첫 시장은 미국이다. 한컴은 미국에서 이미 AI를 쓰거나 AI에 비용을 내는 1인 사업자와 소기업 521만곳을 1차 타깃으로 잡았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상 직원 없이 운영하는 1인 사업체만 3199만곳에 이른다.


11월 17일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노마디안을 처음 공개하고, 12월 15일 북미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베타는 일부러 클로즈드 방식으로 진행해 1·2·3기 경쟁률을 높여 관심을 끌고, 여기서 나온 사용 시나리오와 UX 진단 결과로 사용자 동선을 다듬는다. 정식 출시는 내년 3월이며, 이때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를 넓힌다.


[현장]  월 40달러 AI 팀 , 미국부터 공략…한컴 노마디안의 승부수한컴이 29일 공개한 노마디안 글로벌 출시 일정. 11월 사전 마케팅과 12월 15일 미국 베타 1기를 거쳐 2027년 3월 글로벌 상용 출시와 함께 과금을 시작한다. [사진=더밸류뉴스] 

현지 공략은 아마존웹서비스(AWS·CEO 맷 가먼)와 함께한다. 한컴은 타깃 고객 선정부터 비전 검증, 가격 책정까지 AWS와 고투마켓 전략을 함께 짜고 있다. 마케팅과 서비스 운영, 고객 응대는 현지 파트너 3곳이 나눠 맡는다. 김 대표는 미국 시간대에 맞춰 섣불리 인력을 뽑기보다 파트너십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컴은 노마디안을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 40%, 2030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한 번도 매출 목표를 미달성한 적이 없다"며 현실적으로 잡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 2028년 50만명·매출 2000억원…’월 40달러'로 남는 장사 될까


2028년 유료 고객 목표를 묻자 김 대표는 글로벌 출시인 만큼 50만명이 목표라고 답했다. 50만명 기준 매출 목표는 20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 영향 등으로 지금 같은 30%대를 지키기는 어렵지만 20% 이상, 목표치로는 25%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한컴이 LLM 업체가 아니어서 특정 모델에 큰 비용을 쓰지 않는 만큼 이익률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장]  월 40달러 AI 팀 , 미국부터 공략…한컴 노마디안의 승부수29일 '노마디안 데이'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적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월 40달러 요금으로 토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스탠다드 요금제 40달러에 토큰 비용이 포함돼 있으며 토큰 단가는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룸과 에이전트 수를 묶은 단위로 과금하되, 적정선은 2027년 운영하며 찾겠다는 설명이다. 사용량이 많은 고객을 위한 ‘MAX’ 요금제도 검토하고, 2027년에는 50% 이상 할인을 적용해 사용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 CTO는 토큰 사용량이 원가에 직결되는 만큼 내부적으로도 가장 큰 고민이라고 인정했다. 필요할 때만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을 쓰고 나머지는 소형 모델로 처리하며, 에이전트 역할과 사용자 지시에 따라 모델을 나눠 쓰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다만 여러 모델로 작업을 나누는 구조가 성능을 얼마나 높이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발표 내내 '락인'을 강조했다. 이용자 종속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종속은 강제성이 있는 것이지만, 락인은 노마디안이 기업 운영에 주는 영향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에 따라 생기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쓸수록 경영자 스타일에 맞춰지는 만큼 10인 미만 사업자에게는 이탈보다 익숙해지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36년 못 한 해외 사업…’환경이 바뀌었다'


[현장]  월 40달러 AI 팀 , 미국부터 공략…한컴 노마디안의 승부수한컴이 29일 제시한 해외 매출 비중 목표. 2030년까지 매출의 50%를 해외에서 발생시키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사진=더밸류뉴스] 

36년간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회사가 몇 년 안에 매출 절반을 해외에서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환경 변화를 꼽았다. 설치형 소프트웨어 시절과 달리 클라우드와 오픈소스가 대세가 되면서 빠르게 따라가는 회사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못 했던 것을 이제 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컴은 패키지 소프트웨어에 기능을 덧붙여 2~3년 주기로 내놓던 방식을 멈추고 기술을 모듈화해 왔다. 오픈소스로 공개한 '오픈데이터로더'는 깃허브 스타 3만개를 넘겼다. 해외 조직은 특정 지역보다 기능 단위로 필요한 인력을 뽑아 꾸리고, 과거 함께 일한 북미·유럽 동료와 파트너사의 추천을 받겠다고 했다.


국내 소상공인 시장을 두고 미국부터 가는 이유로는 한국에 맞춘 서비스를 다시 해외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으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노마디안 분사 계획에 대해서는 "한컴 주주들이 있어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11월 17일 이후 투자자들을 만나 합작법인(JV) 등 빠르게 투자받을 수 있는 구조에 대해 조언을 구하겠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별도 법인을 세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