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전 생산 라인업의 효율화 작업을 본격화한다.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초연결성을 앞세워 자체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범용 가전은 위탁생산을 통해 원가 부담을 덜어내는 방식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프리미엄 시장의 지배력은 굳건히 다지고, 전사적인 비용 구조는 효율화해 가전 부문의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 4.6억명 연결된 스마트싱스… 10월 상용 API 유료화 추진


삼성전자는 자사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 생태계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싱스 가입자 수는 4억 6000만 명에 달하며, 플랫폼에 연동되는 기기 역시 4700여 종으로 구축됐다. 특히 올해에는 반년 사이에만 가입자가 3000만 명 급증하며 가전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기기 간 연결성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  AI 생태계  쥐고  가격 경쟁력 은 높인다… 삼성 가전의 실속 계산법지난 28일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삼성 AI 구독' 미디어 브리핑에서 '삼성 AI 구독'의 새 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러한 거대 생태계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오는 10월부터 스마트싱스 상용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유료화를 추진한다. 이는 기존의 가전 및 모바일 단품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 간 거래(B2B) 및 서비스 구독 형태 등으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기기 간 연결 제어가 핵심 서비스로 부상하면서 소프트웨어 안정성 확보라는 과제도 남겼다. 


지난 22일 발생한 일부 '냉장고 먹통 사태'의 경우, 스마트싱스 업데이트 테스트 과정에서 소프트웨어가 일부 가전에 잘못 배포되며 발생한 것으로 현재는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28일 미디어브리핑에서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 미국 특허 7054건으로 4년 연속 1위… 온디바이스 AI·연결성 기술 확보


삼성전자,  AI 생태계  쥐고  가격 경쟁력 은 높인다… 삼성 가전의 실속 계산법태평로에 위치한 삼성본관. [사진=더밸류뉴스]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온디바이스 AI 및 기기 연결성 기술 확보도 지속되고 있다. 2025년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된 삼성전자의 특허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7054건으로, 4년 연속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현재까지 미국 내 누적 출원 특허 수만 10만 5471건을 기록하며 견고한 기술 장벽을 구축한 상태다. 단순한 단일 가전의 성능 향상을 넘어, TV와 모바일, 주방·생활가전을 하나로 묶는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 'AI 허브' 등 통합 제어 관련 특허와 상표권을 지속해서 확보해 나가고 있다.


선제적인 AI·초연결 기술 장벽 구축과 프리미엄 라인업 집중 전략은 실제 고부가가치 시장에서의 견조한 점유율 방어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AI 생태계  쥐고  가격 경쟁력 은 높인다… 삼성 가전의 실속 계산법글로벌 TV시장 매출 분포. [자료=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9.1%를 기록하며 20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이어 올해 2분기 글로벌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출하량에서도 28.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입증했다.


◆ 원자재 변동 대응… 보급형 라인업은 외주로 운영


'비스포크 AI'나 '네오(Neo) QLED'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이 자사 공장을 통한 직접 생산 체제를 유지하는 반면, 엔트리급 범용 모델은 외주 생산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가전업체들이 주도하는 치열한 단가 경쟁이다. 막강한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범용 가전 시장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자체 생산만으로는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AI 생태계  쥐고  가격 경쟁력 은 높인다… 삼성 가전의 실속 계산법독일 뢰네에 개관한 삼성 빌트인 가전 상설쇼룸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여기에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공급망 파편화, 친환경 전환에 따른 탄소 비용 증가 등으로 철강·구리 등 가전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까지 겹쳤다.


삼성전자는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 등 가격 경쟁력이 요구되는 일부 범용 가전의 자체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위탁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사업 구조 재편안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제품 개발 및 생산에 따르는 원가 부담을 외주 협력사와 분산시켜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사적인 고정비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위탁생산 확대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될 수 있는 품질 의문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고유의 엄격한 품질보증 기준을 외주 생산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 방식과 무관하게 삼성 가전 특유의 일관된 마감 품질과 스마트폰 연동 경험을 철저히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