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으로 막대한 현금을 쌓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 40조원을 투입해 발행주식의 약 3.3%를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하고, 향후 주주환원 규모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는 실적 개선의 결실을 주주와 나누는 동시에 기업가치와 주가 사이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40조 투입해 발행주식 3.3% 소각…국내 상장사 최대 규모


19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40조43억4000만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 주식은 보통주 2407만주다. 이사회 결의 전날인 18일 종가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물량으로, 전체 발행주식 7억3049만2365주의 약 3.3%에 해당한다. 


회사는 오는 20일부터 11월19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한 뒤 취득분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실제 취득 주식 수와 금액은 매입 기간의 주가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국내 상장사가 실시한 자기주식 소각 가운데 최대 규모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와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2분기 말 순현금이 약 69조원으로 늘어난 점도 대규모 환원 결정을 뒷받침했다.


회사는 미래 성장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현금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단순한 주가 방어를 넘어 AI 메모리 경쟁력과 향후 현금창출력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시장에 전달하려는 조치로도 읽힌다.


[SK 포커스] SK하이닉스, 40조원 자사주 매입해 전량 소각…주주환원 기준도 높인다[이미지=SK하이닉스]

◆ FCF 환원 기준 ‘50% 이상’으로 상향…배당 확대도 검토


이번 결정은 SK하이닉스가 2024년 11월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에 실행한 것이다. 당시 회사는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안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되, 실적 개선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늘어나면 정책 종료 전이라도 추가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누적 FCF의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환원 기준에 상한을 두기보다 현금흐름과 재무 여건에 따라 환원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환원 방식도 다각화한다. 자사주 취득·소각에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기존 고정배당뿐 아니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이에 따라 이번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이후에도 추가적인 주주환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는 "정책 기간의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SK 포커스] SK하이닉스, 40조원 자사주 매입해 전량 소각…주주환원 기준도 높인다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 'HBF(High Bandwidth Flash)'의 첫 공식 표준 규격을 발표했다. [이미지=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