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회장 최태원)가 보유한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지분 70.6%가 총 2조3000억원에 두산으로 이전된다. 향후 10년간 특정 실적을 초과할 경우 그 이익을 나누는 언아웃(Earn-out) 조건이 포함됐고, 양측은 내년 1월 말 잔금 납부를 통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 9년 만에 원금 3배 회수…'언아웃' 조항으로 장기 수익원 확보


SK, 두산에 실트론 경영권 2.3조 양도…수익 공유 및 자산 효율화 병행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SK는 지난 2017년 7900억원을 투입해 확보했던 실트론 지분을 약 9년 만에 세 배에 가까운 규모로 현금화하게 됐다. 이번 주식매매계약(SPA)의 핵심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에 연동된 초과이익 공유 조항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2027년 8900억원을 시작으로 2034년 1조7000억원까지 매년 상향되는 실적 목표치가 설정됐다. SK실트론이 해당 기준을 상회하는 성과를 낼 경우, SK는 초과분의 40%에 대해 기존 지분율(70.6%)을 적용한 대금을 추가로 수령한다. 또, 미국 자회사 자산 매각 시 장부가액 초과분에 대한 차익을 공유받고, 2029년 상반기까지 최대 4개 품목이 주요 품질 인증을 통과할 경우 품목당 250억원을 기준으로 기존 지분율만큼의 금액을 별도로 지급받는 조건도 마련됐다.


◆ SK '포트폴리오 효율화'·두산 '반도체 밸류체인 확대'…맞닿은 이해관계


SK, 두산에 실트론 경영권 2.3조 양도…수익 공유 및 자산 효율화 병행SK실트론 지분 비중 현황. [자료=더밸류뉴스]

이번 지분 양도는 두 그룹의 각기 다른 중장기 사업 전략이 맞닿은 결과다. SK그룹은 지난 2024년부터 그룹 전반의 자산 효율화 기조를 지속해 왔다. 이에 따라 계열사 수를 대폭 줄이고 70조원대였던 순차입금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 역시 인공지능 풀스택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재배치될 예정이다. 일시적 수요 둔화를 겪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은 청산 절차를 밟는다.


두산은 기존 소재(CCL) 및 후공정(테스트) 중심의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 웨이퍼 제조라는 전공정 영역을 더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게 됐다. 두산 측은 향후 실트론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하지 않고 핵심 계열사로 육성하여, 2031년까지 매출 규모를 3조원 단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최태원 회장 잔여 지분 29.4% 별도 협의 예정


SK, 두산에 실트론 경영권 2.3조 양도…수익 공유 및 자산 효율화 병행SK가 두산에 SK실트론의 지분 70.6%를 2조3000억원에 매각한다. [이미지=SK]경영권 거래와 별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지닌 29.4%의 잔여 지분 역시 향후 논의 대상이다. 두산은 해당 물량에 대해서도 추후 양수 목적의 별도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체 지분 가치 산정액에 비례할 때 최 회장의 보유분은 약 9578억원에서 9600억원 사이로 평가된다. 이는 최근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대한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유사한 액수다. 이에 따라 그룹 경영권 방어와 직결되는 SK 지분 대신,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낮은 비상장사 잔여 지분 처분이 관련 대금 조달의 주된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재계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