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장기간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록한 상장사 151개사를 처음 공개했다. 이번 공표 대상 가운데 코스피에서는 SUN&L이 0.06배, 코스닥에서는 앱토크롬이 0.07배로 각각 가장 낮았다.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 코오롱 등도 명단에 포함되면서 기업가치 제고 과제가 개별 기업별 수치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가 2일 코스피 96개사와 코스닥 55개사를 저PBR기업으로 선정·공표했다고 밝혔다. 시장·업종 내에서 누적 3년간 PBR 하위권에 머문 기업을 대상으로 하되, 개선계획 공시 여부와 저PBR 지속 기간에 따라 공표 대상을 달리했다.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를 유도하면서 장기 저평가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국거래소, 저PBR 151개사 첫 공개…SUN&L 0.06배·앱토크롬 0.07배 ‘최저’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본사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 코스피 최저 SUN&L 0.06배…이마트·롯데하이마트 공동 5위


이번에 공표된 코스피 96개사를 PBR이 낮은 순으로 정렬하면 SUN&L이 0.06배로 1위다. 이어 성창기업지주와 한국전자홀딩스가 각각 0.10배로 공동 2위, 한신공영이 0.14배로 4위를 기록했다.


HL D&I, 롯데하이마트, 세원정공, 이마트, 코오롱은 모두 0.15배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AK홀딩스, SG세계물산, 동양, 무림페이퍼,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케이비아이동국실업은 0.16배로 공동 10위다. 공동 순위를 모두 포함하면 10위 이내 기업은 총 15개사다.


한국거래소, 저PBR 151개사 첫 공개…SUN&L 0.06배·앱토크롬 0.07배 ‘최저’SUN&L이 0.06으로 코스피 저PBR 기업 1위이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이번 산정에서는 9월 21일부터 10월 22일까지 20매매거래일의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일 현재 가장 최근의 평가 대상 사업·반기보고서상 자본총계로 나눴다.


코스피 공표 대상의 업종별 분포에서는 소재가 23개사로 가장 많았고 산업재가 22개사로 뒤를 이었다. 두 업종을 합하면 45개사로 코스피 공표 대상의 46.9%를 차지한다. 자유소비재 18개사와 필수소비재 12개사까지 더하면 네 업종에 75개사가 분포한다.


금융업종에서는 흥국화재 0.20배, 한화생명 0.27배, 현대차증권 0.31배, DB증권 0.33배 등 4개사가 포함됐다. 롯데쇼핑 0.17배, 롯데케미칼 0.18배, 현대제철 0.19배 등도 이번 공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 코스닥은 앱토크롬·오션인더블유 순…정보기술 17개사로 최다


코스닥 공표 대상 55개사 중에서는 헬스케어 업종인 앱토크롬의 PBR이 0.07배로 가장 낮았다. 산업재 업종의 오션인더블유가 0.09배로 2위, SG&G가 0.10배로 3위를 기록했다.


무림SP와 티케이케미칼은 각각 0.12배로 공동 4위였으며, 서한과 우리엔터프라이즈는 0.13배로 공동 6위였다. 대원과 에코볼트는 0.14배로 공동 8위, SGC E&C와 액토즈소프트, 인지디스플레는 0.16배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공동 10위를 포함한 기업 수는 총 12개사다.

한국거래소, 저PBR 151개사 첫 공개…SUN&L 0.06배·앱토크롬 0.07배 ‘최저’앱토크롬이 0.07로 코스닥 저PRR 기업 1위이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코스닥 전체 공표 대상에서는 정보기술 업종이 17개사로 가장 많았다. 헬스케어와 산업재가 각각 10개사로 뒤를 이었고, 소재 6개사, 자유소비재 4개사, 필수소비재 3개사 순이었다. 소재·산업재 비중이 높은 코스피와 비교하면 공표 대상의 업종 구성에 차이가 나타났다.


다만 공표 기업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업종의 저평가 정도가 가장 심하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코스닥 PBR 산정 대상 1652개사 중 정보기술 기업은 559개사로, 애초 비교 대상 기업 수도 가장 많았다. 업종별 기업 수와 선정 기준을 함께 봐야 공표 결과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


◆ ‘PBR 1배 미만’ 일괄 선정 아니다…개선계획 내도 15개사 공표


이번 제도는 PBR이 1배보다 낮은 기업을 모두 공개하는 방식이 아니다.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따른 11개 업종으로 구분한 뒤, 시장·업종별로 코스피는 PBR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누적 3년간 해당하는 기업을 선정한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6반기 연속 또는 최근 7반기 중 6반기 동안 저PBR 요건에 해당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과 장기간 같은 시장·업종 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을 구분하는 구조다. 이번 공개 명단을 전체 상장사의 단순 PBR 순위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최근반기 기준 코스피의 업종별 하위 25% 경계 PBR은 소재·자유소비재가 각각 0.27배인 반면 정보기술은 0.63배였다. 코스닥 하위 10% 경계도 자유소비재 0.25배, 정보기술 0.39배, 헬스케어 0.51배로 달랐다. 같은 PBR을 기록해도 소속 시장과 업종, 과거 해당 이력에 따라 선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거래소는 10월 22일 현재 상장법인에서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 등을 제외한 2431개사를 대상으로 PBR을 산정했다. 이 가운데 저PBR 요건에 해당한 기업은 코스피 115개사와 코스닥 70개사 등 185개사였다. 이후 PBR 개선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고 공표 제외 요건을 충족한 34개사를 빼면서 최종 대상이 151개사로 확정됐다.


개선계획을 제출했다고 모두 공표 대상에서 빠진 것은 아니다. 10월 22일까지 개선계획을 공시한 62개사 중 13개사는 애초 저PBR기업에 해당하지 않았고, 해당 기업 49개사 중 34개사만 제외됐다. 나머지 15개사는 계획을 제출하고도 명단에 남았다.


이들 15개사는 코스피 10개사와 코스닥 5개사로, 누적 6년간 저PBR 요건에 해당한 기업이다. 최근 12반기 연속 또는 최근 13반기 중 12반기 동안 요건에 해당하면 개선계획을 공시해도 공표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저평가가 장기간 지속된 기업에는 계획 제출만으로 공표를 피할 수 없도록 한 셈이다.


이번 명단은 상장공시시스템 KIND의 밸류업 페이지에 차기 공표일인 내년 5월 4일 전일까지 게시된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도 ‘저PBR’ 태그가 표시되며, 표시 시점과 방식은 증권사별로 다르다.


거래소는 내년 공표 대상 151개사 모두에 일대일 맞춤형 PBR 개선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저PBR 원인 분석부터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까지 지원하며, 금융위원회도 기관투자자의 저PBR기업에 대한 주주 관여를 촉진하는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 개정과 이행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표의 핵심은 낮은 PBR 자체를 알리는 데서 나아가 기업이 저평가 원인을 설명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향후에는 명단 포함 여부뿐 아니라 각 기업이 어떤 개선 목표를 세우고 이를 얼마나 이행하는지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