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롯데했다?...하이마트 직원의 호소
[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시중에 ‘롯데가 롯데했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말도 안되는 갑질, 횡포, 상식에 크게 어긋나는 일들은 어느새 롯데를 연상하게 됐고, 롯데그룹에서 그런 일들이 여지 없이 반복되면 롯데가 롯데했다고 표현을 한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앞서 더밸류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롯데하이마트 지점장 사망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는데, 최근에도 회사 측이 직원에 강압적인 인사발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익명의 제보자 A씨는 더밸류뉴스에 “국민청원 글이 가장 정확한 팩트”라며 “(청원 작성자는 아니나) 이번 건에 대해 알고 있는 분이 많다”라고 조심스레 입장을 전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캡처)]
지난 23일 국민청원에는 “롯데하이마트 지점장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갑질 부당발령을 강력히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전 지점장에 명예 퇴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나이가 많은 고참 지점장을 회사에서 내보내려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 중 직급이 낮거나 나이가 어린 지점장은 제외됐다고 청원인은 밝혔다.
그는 “2020년 단 1년의 실적만을 기준으로 하위 30%에 들어가면,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데 직급이 낮고 나이가 어린 지점장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라며 “직급이 높고 나이 많은 고참지점장들만 자기들 마음대로 선정해 명퇴(명예퇴직) 제안과 면지점장 양자택일 제안을 했으며, 명퇴 제안을 거부한 고참지점장들은 하루 아침에 저성과자 및 역량강화 대상자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명예퇴직 제안을 거부한 16명의 지점장을 각자 집에서 약 45Km 떨어진 매장으로, 본사 역량강화팀 소속 파견 근무를 냈다. 50Km 이상 발령시 한달에 30만원을 교통비로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아슬아슬하게 파견 근무를 냈다는 것이다. 이에 청원인은 매일 2시간~3시간을 출퇴근 시간에 허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 역시 “현재 저성과자로 대거 발령 난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라며 “20년 이상을 회사에 기여해 온 직원들인데 고작 1년 실적이 부진했다고 해서 폐기물 처리하듯 조치됐다”라고 말했다.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진=롯데지주]
청원인은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먼저 회사가 실적이 부진한 지점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 오직 실적만이 기준이 돼야 하나,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하위 5~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사조치를 했다면, 어느정도 납득이 되겠지만, 하위 30%를 모두 대상자에 집어넣고 그중 직급 높은 고참지점장들만 선정이 됐다”라며 “실적이 아무리 나빠도 직급이 낮고, 지점장이 된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은 제외됐다”라고 비판했다.
통상 인사고과는 최소 2~3년의 성과를 기준으로 한다. 1년만 가지고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하이마트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원인은 “예를 들어 (어떤 지점장의) 어느 매장이 2019년 상권내 입주가 많아 매출 달성율이 좋았는데, 2020년에는 입주가 전혀 없었다고 가정하면, (회사는) 1년 실적만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 지점장은 2019년 실적에 상관없이 저성과자가 되는 것”이라며 “(회사 측은) 2020년에는 2019년 매출기준으로 목표가 잡히기 때문에, 지점장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이 매장은 2020년에 매출저조점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롯데하이마트는 이런 기준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 미리 예고한 적이 없다며 이는 고참지점장들을 정리하기위해 기습적으로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이 같은 무리한 구조조정을 할 정도로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이유를 들었다.
그는 “회사 창립이래 한번도 영업이익 적자를 본 적이 없다”라며 “(이번 구조조정은) 새로 부임한 대표이사와 영업본부장이 그룹수뇌부에 잘 보이기 위해 부화뇌동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롯데그룹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내정한 바 있다. 아울러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473억원, 559억원으로 전년비 6.48%, 67.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883억원, 1447억원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롯데하이마트는 전년비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아울러 청원인은 2년전 롯데하이마트 지점장 중 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이 이면에는 회사의 압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량강화라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주어지는 프로젝트 수행 및 발표, 과도한 개인 매출 목표, 담당 영업임원의 지속적인 정신적 학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노동위 제소등을 통해 저항도 했지만 결국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롯데하이마트의 부당한 인사발령은 롯데가 롯데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며, 해당 지점장들 중 누군가 또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지난 20일 롯데하이마트 본사 입구에서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와 관련해 더밸류뉴스는 24일 단독 기사 이후 롯데하이마트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현재 모든 책임자들이 연락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밸류뉴스는 회사 측과 소통이 되는 즉시 후속 취재와 반론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이 같은 노사갈등 상황에서 일방적인 회사 측의 회피에 대해 비난을 면치 못 할 전망이다. 아울러 롯데하이마트 노조 측은 20일에 이어 27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재개할 계획이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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